석양을 등에지고 그림자를 밟다 - 박완서 외






석양을등에지고그림자를밟다우리시대대표작가9인의자전적소설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한국소설일반
지은이 박완서 (현대문학,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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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만 하면 한 번씩 교보 검색창에 '박완서'를 쳐 넣고 새로운게 있나 들여다보곤 한다. 고맙게도 그 때마다 항상 못보던 제목이 눈에 띄어 기뻐할 수 있었지만, 그것이 기존의 단편들을 새로 엮었거나 다른 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실은 것임을 알고 이내 아쉬워하는 일을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석양을 등에지고 그림자를 밟다' 역시 그렇게 알게되어 학교 도서관에 도서구입 신청을 해 놓고 기다렸다가 손에 넣었다. 현대문학 창간 55주년 기념 소설집으로 대표작가 9인의 자전적 소설을 실었다고 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그나마 제대로 아는 작가는 찬란하고도 위대하신 박완서 선생님밖에 없었다. 나머지 작가들은 이름만 어렴풋하게라도 들어봤으면 다행이고, 전혀 알지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덜해진 흥미와 함께 면면이 박완서 선생님의 글로 가득차있었더라면 하는 이기적인 아쉬움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아홉 작가 저마다의 삶의 이야기에서 묻어나는 각자의 개성만큼이나 다양한 삶의 조각들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다른 사람의 상처나 추억, 단편적인 감상과 자기고백을 관찰할 수 있는 동시에 나는 어떠한가 아주아주 조금 되돌아볼 수 있기도 했던 것 같다.
 
또 다른 수확은 몰랐던 작가들에 대한 흥미를 가지게 된 것이었다. 사실 내 개인적인 취향에 맞지 않거나 편협한 안목 때문에 읽으면서 지루함이나 약간의 짜증스러움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반가운 첫 만남을 할 수 있었다.
 
지어냈건 체험한 일이건 맛깔나게 글로 풀어낼 수 있는 재주같은건 애시당초 글러먹었지만, 그 어떤 유능한 작가라도 살릴 수 있을만한 소재가 도무지 없을 것 같은 내 삶이 조금은 아쉬운 동시에 한편으론 오히려 다행스럽기도 했다. 다른 사람들이 흥미를 가질만큼 드라마틱한 경험은 곧 '아주 좋거나 혹은 나쁘거나' 했던 일이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나였다면 견딜 수 없었을 것만 같은 아픔을 이겨내고 그것을 영롱한 진주마냥 꺼내보일 수 있는 사람들이 존경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100514 작성)


멍교수
책꽂이/문학 2010. 10. 2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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