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천] 배다리 헌책방 골목의 명소 <아벨서점>








  얼마 전 카페 '하늘까지 닿은 사다리'를 소개하면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동인천은 참 재미난 동네입니다. 지금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옛 명소가 있지요. 아마 서울의 종로나 명동쯤에 있었더라면 빛을 발했을 정감가는 곳들이지만 동인천이 구도심이 되면서 빛이 바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옛 추억을 다시 더듬어 보거나, 당시 세대가 아니라면 생경하지만 체험해보고픈 사람들의 발길이 아직도 드문드문 이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 경우 후자에 속하지요. 어릴적 헌 책이나 전과를 사려면 으례 거론되던 배다리 헌책방 거리가 이젠 다소 초라한 모습이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것을 지척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동인천 삼치골목에서 유명한 곳이 '인하의 집'이라면 배다리 헌책방 골목의 명소는 뭐니뭐니해도 '아벨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랜 시간동안 이 곳을 지켜왔고, 다른 헌책방에 비해 많은 책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실제로 제가 들렀던 평일(금요일) 오후 시간에도 적지 않은 분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박완서 선생님의 오래된 책을 찾을 수 있을까 싶어서 들른 아벨서점이었지만 역시나 쉬이 찾을 수 있는 책 두 권 외엔 없더군요. 그런 희귀 아이템이 가장 유명한 헌책방에 남아 있을거라고 기대한게 애초에 욕심이었을 것입니다. 대신 다양한 옛 책들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10년도 더 지난 이상문학상 작품집들부터 시작해서 80년대 대표작들 모음집, 심지어는 지금은 잊었지만 익숙한 제목의 세로쓰기로 되어 있는 소설도 만져보았구요.


  저는 꿩대신 (훌륭한) 닭으로 선택해 온것이 공지영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입니다. 94년 출간된 중판 1쇄본으로 5,500원이라는 가격이 적혀 있네요. 어릴적 책장에 꽂혀 있었음직한 촌스러운 표지와 편집이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물론 2,5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업어왔지요. ^^



  요즘 헌책방은 커녕 오프라인 서점도 많이 죽어가고 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배송도 빠르고 가격도 저렴한 온라인 서점이 아무래도 편리한 것이 사실이라 저 역시도 그쪽을 애용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책냄새를 맡을 수 있고 만져볼 수 있는 오프라인 서점의 매력 또한 여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중에서도 약간 누릿하고 퀴퀴한 헌책방은 더더욱 큰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네요.


  대형서점의 북적임과 인공적인 깔끔함도 질려간다면 배다리 헌책방 거리로 나와 아벨서점에 들러서 옛 추억에 잠겨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 정취에 더해 여러분을 사로잡는 책 한 권과 조우할 수 있는 행운 또한 함께 하기를요. 모처럼 낡은 책을 손에 들고 동인천 부근에 많이 있는 분위기 좋은 카페를 찾는다면 담백한 주말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요?



아벨서점
주소 인천 동구 금곡동 13-1
설명 2003년 1월 18일 금창동 양조장에서 개관, 고서, 금창동 옛사진 등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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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교수
다락방 2012. 2. 10.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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