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D] 인사동 쌈지길






 


3월 20일, 인사동 쌈지길



  칼 라거펠트 사진전 마지막 이틀(19, 20일)간은 SKT 고객들을 위한 무료관람 행사를 했다. 오후에 대림미술관에 들러 사진들을 보고 카메라를 가지고 나온 김에 걸어서 종로로 향했다.


  처음 인사동에 가본 것은 고등학교때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인천에 사는 나로서는 서울이 가깝지만 먼 도시였다. 친구들도, 내게 필요한 곳도 모두 인천에 있었기 때문에 서울에 갈 일이 없었고 자연히 미지의 영역이 되어있었다. 미술선생님이 인사동에서 전시회를 관람하고 오는 것을 방학숙제로 내주셨기 때문에 처음 가봤던 것 같다.


  하지만 그땐 누나를 따라갔었고, 미리 알아둔 무료 전시회장만 들르다 시피 했었다. 물론 아주 새로운 느낌을 받았던 것은 기억하지만 그 새로운 느낌이 어땠는지 자체는 가물가물하다.


  그러다 공교롭게도 1학년때 사진동아리에 가입하고 첫 출사지로 인사동에 가게 되었다. 사진을 찍으러 간 만큼 구석구석 관찰하고 두리번거리면서 비로소 인사동에 들렀고 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이후로는 동아리 전시회 때문에, 삼성사에 필름을 사러 들른 김에, 학교를 오가다 바람을 쐬고 싶으면 들르는 곳이 되었었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서울 중 가장 익숙하면서도 식상한 곳이 되었다. 인사동 특유의 독특한 분위기 자체가 더이상 새롭지 않게 된 것이다. 그래도 카메라를 새로 사면 가보게 되는 것은 그만큼 볼거리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처음 인사동을 알았을 땐 쌈지길이라는게 없었는데 이제는 명소가 되었다. TV에서도 자주 나올만큼 독특하고 예쁜 곳이다. 물론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러 가지만, 그에 비해 넓진 않기 때문에 비슷비슷한 사진들이 많기도 하다. 위 사진 역시 수많은 쌈지길 장면들 중 하나의 사본일 뿐일지도 모르겠다.



  쌈지길 역시 식상해질때쯤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여러번 들렀어도 그저 둘러봤을 뿐 참여해본 적이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모처럼 비가 오던 지난 금요일엔 그저 들르기만 했던 것이 아니라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한산함을 누리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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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교수
사진생활/모습들 2012. 3. 26.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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