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문학
즐거운 나의 집 - 공지영
멍교수
2010. 10. 2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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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의 소설은 처음이다.
베스트셀러에 관심없지만 막연하고도 방대한 소설들 중에서 괜찮은 작품을 가려주는(질적으로는 모라도 최소한 수적으로라도 한정시켜주는) 고 목록의 도움으로 책을 고르다보면 결국 베스트셀러 독자가 되고 마는데..
아니 이게 아니고, 아무튼 -_-
부모의 이혼으로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꼈던 위녕이 엄마와 함께 살면서 치유되고 모두를 용서하고, 무엇보다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세상에 모든 불행한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 인줄로만 알았던 이 소설은 사실 작가 자신의 처지를 모티브로 했단다. 어쩐지 나름 실감넘치더라니.
여류작가가 앞세운 사춘기 소녀가 화자이기 때문에 섬세한 감성에 은근 털털한 유머까지가 하나하나 참 산뜻하고 유쾌하다.
내가 미처 겪어보지 못한 아픔은 얼마나 되며 나는 그것들에 대해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 사람일까. 스스로 강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진정 자신을 무너뜨릴만큼 큰 시험이 닥쳐오지 않았을 수도 있음을 알고 겸손해야된다. 들.
요 재밌는 이야기(주인공에게는 고통의 시간들이었겠지만)를 읽는 내내 얼마나 즐겁고 또 어떤 순간에는 벅찼던지.
나도 위녕에게처럼 쪼유같은 친구와, 다니엘 서점같은 마음의 보금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 더불어 어떤 마음의 여유까지도.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라, 두렵지만 그보다 소중한 것이 있음을 아는 것이다."
(081102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