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네 집 - 박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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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 읽었다. 처음 읽었을 때의 내 느낌이 확실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마지막장을 덮었을 때의 느낌은 아마도 비슷했을 것이다.
그 시작으로부터 완전한 마침표를 찍기까지 수십년이 걸린 자신의 첫사랑을 비교적 담담하면서도 참으로 솔직하게 그리고 있다.
적대적으로 완전무결한 것 같으면서도 대부분의 이들이 가진 것과 같이 불완전한 '첫사랑'은 그녀에게도 역시 무작정 아름답지만은 않았다.
영원할 것 같이 찬란한 봄만 같았던 사람과 시간이 퇴색하고 지긋지긋해지는 것은 비록 아플지라도 그녀의 삶에 있어서 반드시 거쳐야 할 성장통이었을 것이다.
우리가 여러 사람과 알게 되고 또 헤어지는 것은 사실 여느 드라마처럼 결정적인 어떤 사건에 의해 금그어지듯 명확하게 전후가 구분되는 것 같지는 않다. 물론 무엇 때문이라고 말 할만한 분기점이 있을지라도 진행과정은 위로든 아래로든 완만한 곡선을 그릴테니 말이다.
이처럼 그녀와 그의 결별 역시 현실적인 제약때문만이 아니라 할지라도, 가슴아플 정도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절대 그러지 않을 것 같았지만 애초에 그래야만 했던 것도 같게끔.
첫사랑이란 말이 스칠 때마다 지루한 시간은 맥박치며 빛났다.
그 남자가 나에게 해준 최초의 찬사는 구슬 같다는 것이었다.
나는 다시 한 번 구슬같은 처녀이고 싶었다.
(090529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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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문학
2010. 10. 21. 1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