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 단편선 1, 2> 인간에 대한 신뢰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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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영화 <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을 보았다. 톨스토이가 죽기 전 1년간의 생활을 담은 내용으로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담담하게 그려지는 것과 다르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실제론 어땠을지 몰라도 최소한 영화를 통해서는 노년의 사랑 또한 특유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으니. 어쨌거나 영화를 보고 톨스토이에 대한 흥미가 생겼다. 그의 이름은 물론이고 대표작들의 제목도 누구나 알 정도로 유명하지만 톨스토이를 어떻게 읽었다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하기사 나 톨스토이 읽는 사람이야 하고 굳이 말하고 다닌다면 퍽도 보기 좋겠군.
어쨌건 그 누군가는 알게모르게 읽었을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은 난 그에 대해 무지했음을 반성하고 결국엔 만만한 단편선부터 주문해놓고 언제나 되야 보게될까 궁금했다. 하지만 잠이 안오던 어느 밤에 손에 집어들고 1/3을 읽고는 다음날 1권을 다 떼었을 정도로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다. 근데 2권은 솔직히 그만큼 잘 읽히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아무튼 그의 단편들의 특징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말 그대로 어른들을 위한 동화
잘 알려진 작품중의 하나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가 난 처음에 무척 난해하고 철학적인 깊이가 있는 장편소설일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짤막한 이야기였을줄야. 단편선에 실린 작품들 중 몇몇을 제외하고는 무척 쉽게 읽힌다. 이것이 많은 민중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였을 것이다. 어렵고 그럴싸해야만 깊은 깨달음을 주는 것은 아님을 알게 해주기도 한다.
2. 기독교적 세계관
많은 이야기들이 신으로부터 시작해서 신으로 끝나거나 적어도 신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도리 내지는 신앙에 기반한 삶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종교적 색채에 대한 거부감 보다는 그저 신의 뜻을 충실히 따르는 선량한 한 인간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종교의 편협함과 배타적인 성향을 비판하는 이야기는 그가 균형잡힌 사람임을 알게 해주어 기뻤다.
3. 인간의 선함 대한 신뢰
적어도 내가 본 단편들 속에서는 인간을 근본적으로 선한 존재로 비쳐지고 있었다.
솔직히 몇몇 작품은 지루하기도 했고, 무슨 말을 하고싶은건지 알아채기도 전에 이야기가 끝맺어지기도 했지만(물론 나의 무지탓이겠지) 대부분은 편안한 마음으로 즐겁게 읽고, 또 적지않은 것들을 느낄 수 있었다. 수많은 단편들을 모두 읽어보라고 권하진 못하겠지만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만큼은 누구나 한번쯤 읽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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