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받고 싶어하는 청춘들에게 <아프니까 청춘이다 - 김난도>







아프니까청춘이다인생앞에홀로선젊은그대에게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 한국에세이
지은이 김난도 (쌤앤파커스,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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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학교땐가 고등학교때 당시 베스트셀러 상위를 고수하며 널리 읽힌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가 얼마나 잘났나 사다 읽어본 적이 있었다. 그게 나로하여금 베스트셀러 자기계발서에 대한 트라우마를 만들어 준 장본인이었기 때문에 내 부족한 독서역량이 그 책의 진가를 재확인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아직도 내 책장에 있지만 그 이후로 펼쳐본 적조차 없으니.
  때문에 나는 이 책을 선택하기가 조금은 망설여졌었다. 베스트셀러인데다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길잡이가 되어주고 싶다고 자처하였으니 냄새가 날 수밖에. 하지만 그런 머뭇거림보다 위로를 받고픈 내 욕심이 더 컸기 때문에 결국 읽힐 수 있었을 것이다. 그것도 아주 쉽게.

  주변의 내 또래 안팎의 친구들을 보면 누구나 그럭저럭 잘 지내는 것 같지만, 그 누구도 지금처럼만 지낼 생각을 하고있지는 않다. 이제 막 첫 직장을 잡은 친구들도 회사에 뼈를 묻길 원할지 새로운 기회를 찾아 떠날지 모를 일이니 아직 학생인 친구들이 큰 전환점에 서있다는 사실은 빤하다.

  나도 예외없이 졸업을 앞두고 초조해져감을 느낀다. 아직 제대로 해본 도전에서 실패를 맛본 경험은 없지만 막연한 미래에 대한 불안과 준비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다행히 이제는 내가 선택한 길이 옳은가에 대한 의심은 없다. 오히려 아직 한참은 부족한 내가 걱정이 될 뿐 굉장히 원하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누군가 다독여주길 원했던 것 같다.

  그렇게 읽게 된 이 책도 물론 다른 책들처럼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긴 한다.

  다른 사람의 행동과 마음가짐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는 방향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방법이긴 하지만 나는 그러한 방식에 반감을 가졌던 것은 사실이다. 글쓴이가 처했던 상황이 나와 다르고, 최소한 그와 내가 다른데 다짜고짜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이니 시간을 쪼개어 쓰기위한 몇까지 철칙이니 하는걸 강요하는게 마음에 안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우리가 어떤 상황에서 어떠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 본인의 청춘의 경험과 현재의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여 지시하는 대신 설득하고 있다. 어쨌거나 정답같이 번듯한 조언을 얻는 것보다 내가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 확실히 알아주는 사람이 더욱 든든한게 사실이다. 나는 그렇게 내가 처한 상황과 그 속에서 어떠한 태도로 살고 있는지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정답일진 모르지만 그러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조언들도 매우 유용했다.

  또한 무엇보다 높이 사고싶은 점은, 이 책이 이를 읽는 그의 인생 후배들이 유용한 인재가 되기보다는 그 전에 훌륭한 사람이 되길 원하는 마음으로 쓰여졌다는 것이다. 때문에 나를 수많은 규칙들로 떠밀고 옭아매지 않는다. 다만 깊이 생각하고 넓게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나보다 경험이 많은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있던 것을 그가 툭 꺼내놨을 때 느끼는 쾌감과 비슷한 감정을 선사해 주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침 얼마 전 보았던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가 떠올랐던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학생들이 보다 넓은 시야를 가지고 단순한 학력보다 인격을 갖추게끔 학생들을 이끄는 키팅 선생으로부터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공부따위 때려치고 인성이나 기르는게 낫다는 극단적인 대안이 아니라 내가 지금 지나치게 외형적인 것에 치우쳐져 있지는 않은지 고민해보고 그렇다면 무게중심을 살짝 옮겨보려는 시도를 할 수 있는 용기일 것이다.

  눈앞만 보고 이번 학기에, 이번 방학에, 올해 안에 무엇을 해 놓을지 지키지도 못할 결심들을 꼽아보며 스스로 위안하는데 급급했지만 내가 앞으로의 인생을 어떤 사람으로 살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나는 공부를 열심히 할 것이다. 하지만 다른 즐거움들을 모두 내놓고 그리할 위인도 못될 뿐더러 절대 그러지 않을 것임을 다짐한다. 그게 옳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그러길 좋아하기 때문일수도 있다. 다만 다소 정적인 내가 새로운 시도들을 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부추기기를 게을리 하지 않으려고 한다.

  인생을 여든살로 놓았을 때 지금 내 나이는 몇살이며, 그 시간에 하기에는 너무 이른 일들을 이루기 위해 필요 이상의 희생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고민해볼 일이다. 조금만 더 길고 넓게 보기위해 노력해 보기로 했다. 나는 당장 앞의 몇 년만 살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멍교수
책꽂이/비문학 2011. 3. 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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