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해서 써보는 나의 휴대폰 역사






  심심합니다. 언젠가 지금껏 사용해 왔던 휴대폰들에 대한 짤막한 감상평을 정리해 보고 싶었는데요. 오늘이 아무래도 날을 잡은 것 같네요. 그래서 지금껏 제 손을 거쳐간 휴대폰들이 어떤 모델이었고,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 얘기해볼까 합니다. 별로 생산적이지 않은 일이 아닐지도 모르겠지마는, 아마도 추억에 빠지시는 분이 꽤 계실거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제 첫 휴대폰 개통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 것 같네요. 저는 첫 휴대폰을 꽤 늦게 산 편이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때 수능을 마치고 연말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제 전화번호를 가질 수 있었으니까요. ^^; 제 기억으론 고3때 같은 반에서 폰이 없는 사람은 저를 포함해 두 명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이미 중학교때부터 휴대폰이 한 반에 반정도는 보급되어 있었으니 꽤나 늦었지만 그 전에는 그다지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아무래도 생활패턴은 학교-집-학교-집이었고, 학교도 집 길건너에 있었으니 제 생활반경은 200m 이내라고 봐도 될정도로 좁았거든요.)

  그러다 수능을 보고 나서 어차피 대학가면 필요할테니 슬슬 알아보기 시작했는데, 2004년부터 신규가입은 010으로만 가능해다는 말에 괜히 마음이 급해지더군요. 2003년 12월 27일쯤엔가 작은누나가 아는 친구가 일한다는 대리점에 가서 개통했던 기억이 나네요. 당시 어린 나이에 일하면서 동생의 휴대폰비까지 내주었던 누나에게 이 자리를 빌어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ㅋㅋ 이제 그 첫 휴대폰부터 추억여행을 시작해 보시렵니까?ㅋㅋ




1. 삼성 애니콜 슬라이드 SCH-E170 / 애슬이 (SKT) - 2003.12. ~ 2005. 10.경 (011 신규 / 할부금 약 55만원)





  

플립의 시대가 가고 폴더폰이 대세가 되었을 즈음 슬라이드라는 새로운 방식이 등장합니다! 멋있게 촥 올리면 키패드가 나타나는 방식이죠. 아마 최초의 슬라이드폰은 스카이 제품으로 기억하고 있는데요. 최초의 반자동 슬라이드는 애슬이였습니다. 당시 누나와 친분이 있는 대리점에서 출고가로 개통했던 것 같은데요. 그땐 약정이니 위약금, 할인제도같은거 없이 그저 할부금 안겨줄 뿐이었죠. 제 기억으론 55만원쯤 했던 것 같네요.

  실제로는 사진의 은색이 아니라 흰색을 사용했었는데 당시엔 꽤 고급스러운 느낌이었습니다.ㅋㅋ 한 2년쯤 다 되었을때 어느날부턴가 슬라이드가 걸리는 느낌이 나더니 화면이 깨져서 나오더군요. 아마 메인보드와 액정을 연결해주는 필름이 마모된 것 같습니다. 고칠까 하다가 보증기간도 지나 괜히 비쌀 것 같다는 생각에 과감히 다른 폰을 택합니다. 왜냐면 군대에 갈 날짜가 아주 멀진 않았거든요.

  지금 보면 이런 구닥다리가 있나 싶겠지마는 제게는 참 애틋한 폰입니다. 얼마 전 조카녀석이 문구점에 갖다주면 1,000원을 준다는 말에 용돈 하라고 굴러다니는 몇몇 구형폰과 함께 떤져줬습니다.




2. LG 싸이언 리얼 MP3 뮤직폰 LG-KP4400 (KTF) - 2005. 10. ~ 2006. 2. / 2008. 2. ~ 2008. 6. (KT 번호이동 / 현금완납 4만원)




  그렇게 애슬이를 보내고 군대가기 전까지 두어달간 아무 폰이나 사려고 공짜폰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이때가 저의 온라인 휴대폰 구매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아직도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아이라이크폰이라는 곳에서 44,000원에 팔기에 이거다! 하고 샀더랬죠.

  가장 끌리는 기능이 MP3를 PC와 연결해서 바로넣어 그대로 재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요즘 스마트폰은 모두 그렇지만 피쳐폰 시절에는 기종별/제조사별로 다른 프로그램을 통해 고유한 포맷으로 변환해 넣어야 했습니다. 게다가 MP3폰이라는 컨셉에 걸맞게 256MB라는 당시로는 획기적인 대용량 내장메모리를 채택하고 있기도 했구요. ^^

  노래 넣어놨다 샤워할때 듣기도 하고 참 좋았던 것 같네요. 액정은 아마 1.8"인가 그렇습니다. 5.3" 갤럭시 노트가 지천에 깔린 지금은 정말 어떻게 썼나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2006년 2월 초에 입대를 하게 됩니다. ㅠ.ㅠ

  휴가나올 때마다 정지 잠시 풀어서 잘 썼던 것 같네요. ^^

  



3. LG 싸이언 LG-LB3300 / 랩소디폰 (LGT) - 2008. 6. ~ 2008. 9. (LGT 번호이동 / 현금완납 1,000원)




  전역하고 나서도 MP3 뮤직폰을 잘 쓰다가 배터리도 빨리 닳고 슬슬 맛이가서 새로운 폰을 알아봅니다. 그땐 DC인사이드의 휴대폰 갤러리를 돌아다니면서 가격정보를 알았던 것 같은데요. 때마침 당시 막 출시된 랩소디폰이 1,000원 공짜폰이라는 말에 냉큼 옥션에서 주문했습니다.

  이때까지도 약정이나 의무기간이 없었기 때문에 할부금이 없고, 초기 결제금액이 없으면 말 그대로 공짜폰이었죠. 11,000원짜리 표준요금제를 사용해도 됐었구요.

  이 기종 역시 MP3 재생에 특화한 컨셉으로 나와 음악재생시 사용하는 조그셔틀이 탑재되어 있었습니다. 그 느낌은 무척 싸구려틱했지만 새롭기만 했죠. 특히 메뉴 등의 버튼이 터치방식이라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친구와 버스를 타고 월미도 공원에 갔는데 내려서 보니 폰이 안보이더라구요. 아무리 연락을 해도 안받고... 그렇게 두세달만에 제 곁을 떠난 비운의 폰입니다. ㅠ.ㅠ




4. 카시오 캔유3 HS7000 / 캔삼이 (LGT) - 2008.9. ~ 2009. 5.(LGT 중고기변 / 친구한테 받음)




  당시 여자친구가 생긴지 얼마 안돼서(*-_-*) 랩소디폰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급히 당분간 쓸 폰을 찾다가 친구가 예전에 쓰던 캔유3를 받게 됩니다. 제 친구가 물건을 깨끗히 쓰는 편이라 당시에 이미 구기종이었음에도 외관이 좋더군요. 카메라도 꽤 쓸만했구요. 오랜만에 쓰던 폴더라 기분도 새롭고 잘 썼던 것 같습니다. 잠깐 쓰려고 받았는데 생각보다 오래 제 손에 있었더랬죠. 특히 외부액정이 있어서 편했던 것 같습니다.




5.  삼성 옴니아1 SCH-M490 (SKT) - 2009. 6. ~ 2010. 7. (SKT 번호이동 / 할부 22만+완납 21만)



  캔삼이를 잘 쓰다가 새로운 폰에 대한 욕심이 생겨나게 됩니다. 그때 당시엔 스마트폰이라는 개념이 생소할 때라 컴퓨터처럼 응용프로그램을 설치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을 곁들여야 이놈의 정체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3.3" 대화면으로 출시된 단말기 중 가장 큰 액정 사이즈를 자랑하고 있었죠. 어찌나 광활하던지ㅎㅎ 게다가 WVGA 해상도 덕에 선명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배터리타임이 짧아서 아쉽기도 했었죠. 특히나 윈도우 모바일(WM) 6은 휴대폰에 최적화된 OS가 아니라고 느껴질 정도로 굼뜨고도 불편했습니다. 윈도우를 폰에 구겨넣었다고 표현해야 할 정도로요.

  사용자를 스마트하게 만들어 줘서 스마트폰이라는 우스개소리가 생길 정도로 레지스트리 수정 등 세세한 커스터마이징을 해줘야 그나마 쓸만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손이 많이 갔습니다. 덕분에 시행착오도 겪고 많이 배웠던 것 같네요. 지금 안드로이드나 iOS를 생각하면 정말 우스운 수준인데도 당시엔 천편일률적이었던 피쳐폰들 사이에서 돋보이는 녀석이긴 했죠.

  그리고... 요때 번호가 011에서 010으로 바뀌게 됩니다.




6. 노키아 익스프레스 뮤직 N5800 (SKT) / 익뮤 - 2010. 8. ~ 2010. 12. (KT 신규 후 SKT 유심기변 / 약정 12/6(?))




  옴니아가 불편하고 지겨워질때 즈음 새로운 단말기에 대한 갈증이 생겼습니다. 당시에 KT에서 기본약정으로 판매하던 익뮤를 손에 넣기위해 일부러 KT회선을 신규 가입해서 묵혀놨다 공기기를 만들어 놨다가 SKT에서 사용합니다. 제 블로그에도 있는 익뮤 포스팅도 당시의 경험으로 나올 수 있었던 것이죠. ^^ 다행히 SKT에서 MMS와 3G를 사용 가능하게 해 줘서 간단한 설정으로 무리없이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익뮤의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꽤나 오래가는 배터리타임과 익스프레스 뮤직이라는 별명만큼이나 훌륭한 MP3 재생 능력이었습니다. 엄청나게 음질이 탁월한 편은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확실히 다른 폰에 비해 화이트노이즈가 적고 음악 재생이 안정적인 느낌이 들었거든요. 한동안 스포츠트래커를 활용해서 자전거를 탈 때 MP3 재생 + GPS로거로도 잘 활용했던 기억이 납니다. 내장된 심비안 OS는 비교적 단순해서 어플설치가 가능한 피쳐폰의 느낌이 납니다만, 단순함과 안정성이 확장성을 제약하는 양날의 검이 되기도 했지요. 결국 잘 아시는 것처럼 노키아는 몰락하고, 심비안 OS도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게 됩니다.

  또 한가지 아쉬운 점은 (저만의 문제였는지도 모르겠지만) 통화 수신음량이 작은 것이었습니다. 밖에서 전화를 받을때면 온 정신을 집중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도 전반적으로 무난하고, 특히 사진 품질이 좋아서 만족하며 사용한 기억이 납니다. 옴니아에 비해 웹서핑(비록 사양과 해상도 때문에 모바일 페이지만 볼 수 있다시피 했지만...)이 편리한 점이 와닿았습니다. 하지만 어느 눈이 많이 쌓였던 날 계절학기 듣다가 학교에서 잃어버리고 말았네요. 아직까지도 어디가서 뭐하며 사는지 궁금한 놈입니다. 아마도 중국으로 수출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중이지요.




7. 스카이 오마쥬 슬라이드 IM-U440S (SKT) - 2011. 1. ~ 2011. 6. (SKT 가족명의 기기변경 후 유심기변/ 기본약정 12/1)




  익뮤를 잃어버리고 1월 하순경까지 SKT에서 임대폰을 받아서 사용했습니다. 그 유명한(?) 아이스크림1 폴더였는데요. 디자인도 괜찮고 오랜만에 사용하는 폴더라 반가웠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임대폰은 1달 동안만 무료로 제공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내 폰을 구비하는게 낫다고 생각돼서 오마쥬 슬라이드가 12/1 약정으로 기기변경 조건이 나와서 덥석 물었었죠. 

  디자인이 매끈하게 빠져서 마음에 들었는데 아무래도 액정이 작은 것이 아쉬웠습니다. 처음으로 써보는 스카이 자판도 적응하느라 한동안 애를 먹었던 기억도 나는군요. 그저 당장 전화와 문자를 쓸 수 있는 놈이 필요했기 때문에 만족도 불만도 없었던 녀석입니다. 이때쯤 이미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이 대거 출시돼서 카카오톡이 널리 사용되던 때였습니다. 별 생각 없이 잘 버티다 저도 카카오톡좀 하고 싶다는 생각과 옴니아때의 얼리어답터(?) 기질이 스멀스멀 고개를 들기 시작합니다.




8. HTC Legend 레전드 A6363 (SKT) - 2011. 6. ~ 2011. 9. (KT 신규 / 기본약정 12/8 - 현금지원 O만원)




  다양한 활용성과 카카오톡에 대한 욕심(?)으로 드디어 스마트폰을 들이기로 결심합니다. 하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남들 다 쓰는 갤럭시 시리즈나 아이폰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KT에서 현금까지 지급하며 신규로 싸게 풀었던 레전드를 구입하게 됩니다. 조금 더 높은 조건으로 동사의 넥서스원도 판매되고 있었는데 그 몇 만원 차이에 굴복해서 현실타협한 결과였습니다.

  3.2" 아몰레드(RGB Strip 방식) 디스플레이는 당시에도 이미 꽤 작은 편에 속했습니다. 그래도 어쨌거나 안드로이드라는 점, 카카오톡만 하면 된다는 라이트 유저 정신을 발휘했기 때문에 잘 쓸 수 있었습니다. 특히 매끈하고 완성도 높은 알루미늄 유니바디는 지금 생각해도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액정이 작은 대신 트랙볼을 활용해 입력 커서를 옮길 수 있어서 편리하기도 했구요. 처음 느껴보는 HTC의 센스UI의 화려함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 옴니아보다 훨씬 편리하다고 느꼈던 익뮤보다도 웹서핑이 훨씬 편리하더군요. 물론 해상도와 디스플레이 크기의 압박으로 PC화면을 보기엔 부족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리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몰레드임에도 불구하고 RGB Strip 방식을 채용한데다 액정도 작은 편이라 픽셀이 촘촘한 편이었기 때문에 화질은 오히려 선명하다고 느끼기도 했구요. 하지만 결국엔 액정 사이즈가 발목을 잡더군요. 좀 더 큰 폰이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더라구요. 그리고 요 녀석도 익뮤처럼 APN 설정을 통해 SKT의 3G와 MMS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8. 모토로라 Atrix 아트릭스 MB860 (SKT) - 2011. 9. ~ 2012. 1. (SKT 신규 / 할부원금 19만원 - 현금지원 5만원+멀독)




  디스플레이 크기와 스펙의 압박으로 인해 기변하기로 한 모델은 모토로라의 아트릭스였습니다. 비교적 저렴하게 나와서 신규임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신청했습니다. 24개월 19만원 할부에 5만원 현금 지원하고 멀티미디어 독까지 주었거든요. 멀독은 미개봉 상태로 중고나라에서 따로 판매해서 나름 짭짤한 부수입을 올리기도 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아트릭스는 4"의 LCD를 채용하고 있는데, 특이한 점이라면 LCD임에도 불구하고 펜타일 방식이라는 사실입니다. 덕분에 도트가 꽤 도드라져 보이는 단점이 있는게 사실이지요. 대신 RGBW소자를 사용해 전력소모 대비 화면 밝기가 꽤 밝았던 기억이 납니다. 또한 듀얼코어에 1GB램, qHD 해상도를 탑재하여 출시한지 이미 수개월 지난 당시에도 나름 높은 스펙을 자랑하고 있었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배터리 용량도 크고 효율도 높아서 실사용시간이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어느 날은 지하철에서 1% 남아서 곧 꺼질걸 예상하고 얌전히 노래만 듣는데 30분 이상 가주더군요.

  하지만 모토로라 기본 UI는 도무지 쓰질 못할 것 같았고, 고스펙임에도 불구하고 최적화가 덜 되어서인지 스크롤링이 부드럽지 못한 단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고질병인 하단 터치버튼의 진동이 작동되지 않는 현상이 와서 메인보드를 교체하기도 했구요. 제가 아트릭스를 보내주었던 이유는 우습게도(?) 높은 전자파 흡수율 때문이었습니다. 그때 당시에 집안에 일이 생겨서인지 두통증세가 있었는데 애꿎은 휴대폰을 탓했던 것 같기도 하지만 전자파 흡수율이 높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더라구요. 그래서 호시탐탐 기변의 기회를 노리다가 갤럭시S2 LTE를 보게 됩니다.





9. 삼성 갤럭시 S2 LTE SHV-E110S / 갤티이 (SKT) - 2012. 1. ~ 2012. 5. (SKT 기기변경 / 할부 29.8만+현금 14만)




  2011년 9월 국내에서도 4G LTE 서비스가 시작되었지만 사실 사용자가 그리 많지는 않은 편이었습니다. 당시 시장을 평정하고 있던 기종은 아무래도 갤럭시 S2와 아이폰 4S였죠. LTE는 3G와 비교해 커버리지가 좁은 반면에 속도향상에 대한 메리트는 평가절하되어 있었습니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삼성에서 대대적으로 갤럭시S2 LTE와 HD LTE를 기기변경 조건까지도 많이 풀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적지 않은 가격으로 당시 할부원금 43만원정도의 조건에 큰맘먹고 기변을 하게 됩니다. 48만원에 옴니아1을 구입한 이후 제겐 최고가였습니다만, 그땐 기회라고 느껴질 정도로 파격적인 가격이었지요. 왜냐하면 마침 옴니아를 사용했던 고객들을 대상으로 요금을 20만원 지원해주는 '옴니아 케어 프로모션'을 하던 때였기 때문입니다. 결국엔 23만원에 구입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자기최면을 걸었기 때문에 구입할 수 있었지요. 



  S2 LTE는 통신 3사를 통해 출시한 HD LTE와는 달리 SKT에만 존재하는 기종으로 어정쩡한 포지션 때문에 서자폰으로 불리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준수한 외모와 비교적 저해상도인 WVGA 해상도를 채택해 당시 LTE 1세대의 고질적인 문제인 배터리 타임과 퍼포먼스 문제로부터 다소 자유로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이콘이나 글씨가 큼직하기도 했구요. 저는 스크롤링이 부드러운게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이스크림 샌드위치(ICS)로의 업그레이드도 꽤나 발빠르게 이루어진 편이었던 점도 참 좋았던 것 같네요.

  중간에 액정을 깨먹는 바람에 SKT의 행복 A/S를 통해 지원을 받고도 6개월 할부로 납부한 기억이 납니다. 요놈을 4월에 제 품에서 보냈지만 마지막 수리비가 9월까지도 빠져나가고 이제야 자유의 몸(?)이 되게끔 만들어준 녀석이기도 하지요. 전체적으로 만족하고 사용했지만 점차 가격이 폭락하고 있기도 했고, 사용자가 적어 정보를 얻기 용이하지 않다는 아쉬움이 남았던 차에 HTC 레이더가 기기변경 조건으로 저렴하게 나와서 결국 보내주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제가 블로그에 관련 정보를 여러 번 포스팅했을 정도로 만족하고 또 애정을 가지고 사용했던 기종이었습니다.





10. HTC Raider 레이더 4G / X710e (SKT) - 2012. 6. ~ 2013. 2. 12. (SKT 기기변경 / 할부원금 15만원 + 24/5약정)




  드디어 현재 잘 사용중인 레이더의 순서가 되었네요. 갤티이를 잘 사용하던 어느 날, 레이더가 기기변경 조건으로 할부원금 15만원에 위약금 24/5 조건에 뜨게 됩니다. 물론 갤티이도 별 탈 없이 잘 사용하고 있었지만 새로운 기기를 사용해 보고 싶다는 기변증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기도 했고, 거의 비슷한 스펙의 폰을 더 낮은 할부금을 내며 사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과감하게 기변을 결심했었죠. 갤티이와 함께 LTE 1세대 기종들 중에서도 원로급(?)이라 실제로 갤티이와 대동소이 일장일단의 위치에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센스UI를 다시 만난 것도 반가웠고, 갤티이에 비해 비교적 높은 해상도(WVGA -> qHD)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ICS의 훌륭한 최적화로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어서 만족스럽게 사용중입니다. 또한 액정 품질이 꽤 높아 선명한 화면을 자랑하는데다 카메라의 사진 품질도 훌륭하기도 하구요. 

  다만 아쉬운 점은 배터리 용량이 작아서인지 배터리타임이 짧다는 것인데요. 이건 정말 자주 충전해주고 신경쓰는 것밖에 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겁다는 점도 주요한 단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눈은 간사한지라 다음 기종은 어지간한 액정과 사진 품질이 아닌 이상 진지하게 고려하게 되지 않더군요. 최근에 갤럭시 S3 17만원 대란이 있었을 때, 물론 번호이동하지 못하는 상황이기도 했지만 주저하게 된 것도 사실입니다. 항상 저렴한 가격의 기종들에 한정해 눈여겨 보기 때문에 더더욱 제약이 있기도 하구요.

  그러고 보면 최근에는 한 휴대폰을 3~4개월 이상 넘기지 못했던 것 같은데 아직까지 큰 욕심이 안 생기는 걸 보면 괜찮은 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SKT의 온가족 50% 혜택을 받고 있어서 그때그때 저렴한 기종으로 갈아타는 메뚜기족도 못되어 더더욱 새로운 기종을 만져볼 기회가 없어지고 있는데, 다음은 어떤 녀석일까 사실 궁금하긴 한데요. 그래도 당분간 기변 계획이 없습니다. (아마도요...)




11. LG 옵티머스G 코도반 레드 / LG-F180S (SKT) - 2013. 2. 13. ~ 2013. 8. 4. (SKT 기기변경 / 할부원금 23.9만원)






  정말 별거 아닌 내용으로 이렇게 긴 포스팅을 하고 말았습니다. 재미도 없고 저 혼자만의 추억인 글이라 아마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신 분이 계실까도 의문이긴 한데요. 어쨌거나 9월 15일 밤에 갑작스럽게 시작해서 1/3가량 써놓다가 10월 9일 새벽이 되어서야 완성하게 되는군요.

  글을 쓰면서 그간 거쳐간 휴대폰을 하나 하나 다시 매만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종을 사용하던 당시에 일이 새록새록 기억나기도 하구요. 아마 어느 특정한 시기에 들었던 노래를 나중에 다시 들으면 그 때의 상황이나 감정이 되살아나는 것처럼요.

  혹시라도 제가 사용했던 기종들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댓글 남겨주세요. 제가 알고 있는 한에서 최대한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추가>


12. 베가 R3 블랙 / IM-A850S (SKT) - 2013. 8. 5. ~ 2014. 5. 26. (SKT 기기변경 / 할부원금 7.9만원)







  이놈은 어쩌다 보니 개봉기는 커녕 제대로 된 사진 한장 못찍어줬네요. 중고거래 할 때 사용했던 사진으로 올립니다.

  2013년 8월 초, 옵지에 슬슬 질려갈 무렵 베가 R3의 기기변경이 좋은 조건으로 나왔습니다. 옵티머스 G와는 사실상 동급모델로 사소한 일장일단이 있었지요. 예를들면 옵지가 디스플레이와 터치감이 더 좋고, 갈삼은 화면이 크고 분리형 배터리라는 정도? 카메라는 둘 다 별로지만 옵지는 아주 별로고 갈삼은 그냥 별로라는 차이가 있겠군요.


  어쨌거나 동급 모델이라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정말 정말 정말 잘 사용했습니다. 특히 충전기를 가지고 다니던 옵티머스 G에서 벗어나서 분리형 배터리인데 오래가기까지 하니 만족감이 크더군요. 디스플레이의 품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크기가 커서 시원한 느낌이 있기도 했습니다.


  저의 기기변경 변천사를 보면 아시겠지만 길어야 6개월 남짓 썼는데 갈삼은 어느덧 열 달을 꾹 채우고 보내줬네요. 사실 스냅드래곤 4나 4 Pro가 아직도 사용하기에는 무리없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긴 합니다. 다만 슬슬 지겨워졌다고 할까요. 카메라 품질이 좀 아쉽기도 했구요. 레이더 이후로 카메라가 고자이다시피 한 놈들을 쓰다보니 어쩔 수 없었습니다.


  기기변경 당시 아버지, 어머니도 같은 조건으로 기기변경 시켜드렸는데 잘 사용중이십니다. 특히나 화면이 큼직하고 의외로 잔고장이 적어서 별 말씀 없으시네요. 저렴한 가격에 구매한 덕분에 요금부담이 없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부모님들은 휴대폰 요금이 3~4만원 넘어가면 큰일나는줄 아시는 분들이시거든요ㅎㅎ


  어쨌건 요놈도 지금은 저를 떠났지만 새로운 주인 품에서 사랑받았으면 좋겠네요.

  아참, 올해 3분기 말에 킷캣 업데이트가 예정되어 있다는 카더라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궁금하네요.



13. 애플 아이폰 5S 스페이스 그레이 / AIP-5S (SKT) - 2014. 5. 27. ~ 현재 (SKT 기기변경 / 할부원금 55.4만원)





멍교수
디지털/모바일 2012. 10. 9.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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